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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영화이야기

[영화] 인타임_영화 보다 소재를 눈여겨 볼 만한 영화

인타임 영화 추천
저스틴 팀버레이크 앤드류 니콜 아만다 사이프리드 킬리언 머피 영화 다운
 
* 영화 줄거리에 대한 정보가 일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화폐이자 권력인 미래, 그리고 시간의 독과점

 
 SF 영화 "가타카"의 연출과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른 "트루먼쇼"의 각본까지, 앤드류 니콜은 분명 뛰어난 이야기꾼임은 틀림이 없다. 특히 단순히 미래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현 체재에 대한 비판의 날이 항상 영화에 숨겨져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들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뒤돌아 볼 계기를 만들어 주는 뛰어난 화두를 가지고 있었다.

 영화 인타임은 그러한 측면에서 앤드류 니콜의 장점이 여지없이 드러난 좋은 소재을 갖추고 있다. 
 시간이 화폐이자 권력인 미래, 시간을 독과점하는 자본가들, 시간을 벌기위해 근근히 살아가는 노동자들까지.
 너무나 매력적인 소재와 이야기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영화가 아니라 차라리 소설로 나왔으면 좋았을 법한 영화

 뛰어난 소재, 매력적인 배우, 실력있는 감독.
 하지만, 돈이 문제였을까?
 
 영화는 초반부터 숨가쁘고 빠른 진행을 보이며 관객의 기대치를 올려놓더니 중, 후반부로 갈 수록 개연성 없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마치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여기 저기 뭉텅이로 잘려나간 느낌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앞 뒤 이야기를 잘라 먹고 떠들어대는 아이처럼, 영화의 후반부로 갈 수록 영화에 대한 감정이입이 어려워진다.

 또한 제작비가 부족해서 돈을 쥐어짜내며 영화를 만들진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을 들게할 만한 소품들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데, B급 영화 수준의 제작비로 힘겹게 좋은 작품을 만든 "이퀄리브리엄"을 보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의 소품을 사용한 것이 혹시 과거 60~70년대 SF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란 의심까지도 진지하게 했다.

 이렇게 좋은 소재와 매력적인 배우들, 그리고 뛰어난 각본가인 감독이 모여 이런 수준의 영화를 만들었다는건, 분명 서민인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예를들어 영화의 각본을 보고, 영화에 돈을 대주던 어떤 지체높은 물주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던지 말이다.

   

영화를 보지 말고, 이야기를 들으러 가라.

만약 인셉션과 같은 영화적 즐거움을 동시에 기대하고 영화를 봤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장담하건데 이 영화는 그만한 돈과 시간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감독이 직접 쓴 "시간이 돈과 권력이다."라는 영화적 소재이며,
부가적인 이익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아만다 사이프리드라는 매력적인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이다.
그렇게 기대치를 낮추고 영화를 본다면 이 영화는 분명 봐도 후회하지 않을 만한 영화가 된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흥미로운 소재와 매력적인 배우들만 보자. (스포일러 주의)

위의 아름다운 세 여인은 한 가족인 할머니, 엄마, 딸이다.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핵심적인 전제가 바로 위의 한 컷에 담겨있는 것이다.
 
의학과 과학이 극도로 발전한 인류의 미래, 인간은 25세가 되면 더이상 노화가 정지된다. 그리고 그 대신 1년의 잔여시간이 주어지는데 그 시간은 몸속에 삽입된 기계를 통해 확인하며, 화폐 대신 시간을 지불하고 시간을 임금으로 수령받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든, 화폐로 사용하든, 어떻게든 잔여시간을 모두 흘러가면 시간이 더이상 남지 않은 사람은 심장이 멈춰 죽게된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일을 해서 시간을 벌어야하는 반면, 자본가들은 축적된 시간을 통해 먹고 즐기며 영생을 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제도적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가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통제 할 경찰기구인 타임키퍼를 가지게 된다. 그렇게 은행은 화폐 대신 시간을 저축하고, 사람들은 음식, 교통, 재화, 섹스등을 시간으로 지불하고, 수령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매력적인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난 이 배우를 보며 왜 자꾸 한국 영화배우 서우가 연상되었는지 모르겠다.

국가를 통제할 정도의 시간을 가진 재벌가 딸인 그녀는 범죄자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만나 도망치고 뛰고 또 뛴다.
단순히 빈민가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이유만이 그녀가 모든 것을 버리고 체재를 흔들어 놓는 범죄자가 되는 이유라고 이해할 수 밖에 없는데 난 이 점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너무나 잘생긴 훈남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반해 버려서'라는 설명이 더 논리적이리라.

 



경국지색(?) 저스틴 팀버레이크

남자가 봐도 멋지다.
그는 그의 색기(?)를 발휘해 재벌가 딸을 이용한 다음 체제를 무너트린다. 그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동서양의 고전적인 소재, 부모님에 대한 복수. 그정도...
시간 독점 자본가의 인플레이션을 이용한 사회지배에 대한 음모론 정도..

 


 어찌되었든 잘생긴 그와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배우 그녀는 정말로 쉽게 은행을 털고, 경찰을 따돌리며 도주한다.
 그리곤 사회의 시스템을 뒤흔들만한 부를 가진 집에서 단 한 번에 암호를 찾아 엄청난 시간을 훔치고, 이를 빼돌려 세상 사람들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행복하게도 이타적으로 서로 공평하게 시간을 나누어 갖고,  그렇게 세상의 시스템은 무너진다. 그리고 그와 그녀는 어떤 의미에서 여전히 범죄자로 살아간다.
 



이 영화는 화두를 던져주는 영화다. 화두를 받은 사람은 영화비 만큼의 캐쉬백을 받은 것이다.  

 인타임은 명작의 반열에 오를만한 영화는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이 영화를 보며 자꾸 이퀄리브리엄을 떠올렸다.
 좋은 소재, 부족한 예산, 멋진배우.

 영화의 외관을 보면 부족하기 짝이 없는 영화지만, 이 영화가 던져주는 메세지는 분명 의미심장하다.
 영화를 보는 관객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만약 영화관이나 컴퓨터앞 의자에 앉아 몰두하며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자신만의 화두를 하나씩 얻게 될 것이다.

 그것이 시간의 중요성이든, 독점 자본의 폐해와 사회 혁명의 메세지든, 사람은 우선 예쁘고 잘생겨야 甲이다. 라는 메세지든.. 그 어떤 메세지를 받던지 자신만의 생각할 거리를 받게 되고 그 만큼 고민하게 된다면, 이 영화는 분명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