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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사랑한 여인 그리고 사람들 본문

문화이야기/그림이야기

고흐가 사랑한 여인 그리고 사람들

바람다당 2011. 10. 3. 09:18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기이한 사람, 그런 보잘것없는 사람의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여주겠다. 그것이 나의 야망이다."  
고흐가 그의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中

 

예술을 사랑에 비유할 수 있다면, 내게있어 예술이라는 세계에 빠져들게한 첫사랑과 같은 작품들은 `르느와르'의 작품들이였다.

그에 반해 고흐의 작품들은 어느날 문뜻 친구에게서 느낀 사랑의 감정이랄까?

고흐의 작품들은 그의 작품들이 가진 진정한 매력을 알기 전부터 너무나 친숙했다.

하지만, 때론 익숙함이 사랑에 덫이 되듯, 고흐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그 찬란한 명작들은, 그가 일생동안 표현해 내고자 했던 그만의작품관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The Potato Eaters, April 1885
oil on canvas
Van Gogh Museum, Amsterdam

감자먹는 사람은 고흐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초기 작품이다.

빛과 색체를 발견하여 그 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기 전 작품으로 그의 작품관이 잘드러난다.

힘든 노동 끝에 얻은 양식을 식탁에 둘러 앉아 아무말 없이 식사를 하고 있는 농부들의 모습에서는 금새 흙냄새가 느껴질 듯 하다. 특히 표정의 세밀한 묘사와 작품 전반의 어두운 색감을 통해 고흐가 그려내고자 했던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음이 잘 드러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상업화된 그의 수 많은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적게 받고 있는 작품들 중 하나이다. 서로의 시선이 단절되고 차단된 등장인물이 가져온 불안감과, 어두운 팔레트가 빚어낸 음울함이 빚어낸 전체적인 분위기 탓일까...

하지만 고흐가 이 작품을 사랑했음은 틀림없다.

그는 "감자먹는 사람들"을 비로소 그의 첫 작품이라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40명의 농부들의 얼굴을 습작으로 그리고 연구했다고 한다.


Head of a Woman
, March-April 1885


"누에넨에서 그린 감자를 먹고 있는 농부들을 그린 내 그림을 나는 내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고흐가 여동생에게 보낸 편지 中




한 작품을 그리기 위해 40명의 얼굴을 그리면까지 혼신의 힘들 다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었을까?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보잘것 없는 사람들의 마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의 비극적인 삶과 천재성에만 관심이 집중된 탓인지, 고흐가 가졌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연민은 부각되지 않는다. 신학교를 나와 바스메스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면서 그가 격었던 극심한 곤궁과 궁핌은, 인간에 대한 관심과 연민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그가 목사로 사역하면서 받았던 월급의 대부분을 그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줬기에 그들 보다 힘들고 가난하게 살았다는 일화는 그의 성정을 잘 드러내 준다.

SORROW, 1882년 11월,
석판화, 38.5x29㎝, 반 고흐 미술관 소장

이 그림은 고흐가 사랑했던 다섯명의 여자 중 세번째 여자 시엔을 그린 작품이다.

거리의 창녀였던 그녀를 만날 당시 그녀는 이미 4살짜리 딸과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결국 가족의 반대로 그들은 헤어졌지만, 고흐의 삶에 있어 그녀는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녀도 나도 불행한 사람이지. 그래서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짐을 나누어 지고 있다.

그게 바로 불행을 행복으로 바꿔주고,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을만하게 해주는 힘이 아니겠니"

- 1882년 6월 1일, 고흐가 그의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 中


작품에서는 시엔의 표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흐느끼는 어깨도, 절망한 눈도 없다. 감정의 과잉 대신 그는 조용한 관조를 통해 그가 사랑했던 여인을 표현해 냈다.

울음을 터뜨리거나 절망할 힘조차 없는 지친 삶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잘 드러난다.

매독에 걸린 술주정뱅이 창녀를 사랑했던 가난한 화가의 눈에 그려진 그녀의 모습은 슬픔 그 자체였다.

단순히 정밀한 묘사로 이런 선을 그려낼 수 있을까?

뛰어난 모델과 사진만으로 이런 슬픔을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고흐에게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없었다면 이런 표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가 평생동안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보잘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고흐를 제대로 알기 전에는 그는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천재였을 뿐이다.

다이어리로, 엽서로, 펜시용품으로 상품화된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난 고흐는 빛과 색체를 발견한 후기 인상파의 가장 유명한 화가였을 뿐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돌아본 그는 인간을 너무나 사랑한 화가였다.

그를 고독으로, 광기로 몰아넣은 것은, 그의 천재성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지독한 연민과 사랑 때문일 것이다.

내가 고흐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천재적인 화가들에게서 쉽게 발견 할 수 없는 그만의 따뜻하고 여린 시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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