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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국내여행

제주의 부드러운 속살을 닮은 제주의 오름이야기


제주 여행이라면 보통 어떤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물론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그리고 천제연 폭포등의 제주의 유명한 관광지가 떠오르기도하지만, 저에게는 제주의 오름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사실 제주의 오름이 각광받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제주 사람들에게 제주의 오름은 그저 삶의 일부였고, 늘 곁에 두고 보던 오름직한 동산일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 평범한 제주의 오름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수 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한 제주의 오름

 

용눈이에서 바라본 다랑쉬
용눈이에서 바라본 다랑쉬 by choasi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오름"은 학명으로는 "기생화산"을 일컫는 제주의 방언입니다.
 즉, 오름이란 주화산이 분출하는 과정에서 지표가 약한 다른 표면을 통해 그 마그마가 갈라져 분출된 또 다른 화산을 말하는데요, 제주에는 약 370여개의 오름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에 산재된 수 많은 오름들은 그 다양한 크기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제주민들의 삶속에 녹아있었습니다. 때로는 가축을 기르기 위한 완만한 목초지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제주의 거센 바람을 막아주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주의 영혼을 찍은 사진작가 김영갑씨가 사랑한 제주의 오름




 그런 오름들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사진작가 김영갑씨의 작품들을 통해서였습니다. 제주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죽어가는 동안에도 제주의 오름들을 찍었던 사진작가 김영갑씨는 그 수 많은 오름들 중에서도 특히 용눈이 오름을 사랑했는데요, 그 부드럽고 나즈막한 모습은 제주의 숨겨진 속살을 연상시켰습니다.


 용눈이 오름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완만한 산책로를 걷다보면, 어느덧 오름의 정상에 이르게 됩니다. 부드러운 곡선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오름을 오르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평안함을 주는데요, 산책을 하듯 걷는 10여분의 시간 동안 발견하는 제주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과 닮아있었습니다.

제주의 오름을 닮은 제주 사람들의 삶과 죽음


용눈이 오름을 오르며 발견한 제주의 무덤들은 제주의 오름과 닮아 있었습니다. 하나 하나 돌로 쌓아 담장을 만든 제주의 무덤들은, 그 돌 하나 하나에 담긴 수 많은 이야기들로 인해 더 깊은 애잔함을 느끼게 합니다.


 여행자의 눈에는 오름과 함께 삶을 일구며 살아가다, 오름과 닮은 곳에서 안식을 얻는 그 평안함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하늘과 닿아있는 나지막한 오름, 그리고 평안함 


 용눈이 오름의 건너편에는 오름의 여왕이라고도 불리는 "다랑쉬"가 있습니다. 이 오름은 비자림에서도 올라갈 수 있는데요, 그 힘든 산길을 오르고 나면  아름답고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용눈이 오름의 정상에서 바라 본 오름 주변의 풍경입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에서는 곳곳에서 풍력발전 단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오름의 정상에 있는 분화구 모습입니다. 분화구는 깊지 않고 완만해서 그 속에 들어가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 분화구 속에는 흑염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사실 370여개나 되는 제주의 오름중에 어떤 오름이 더 우월하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주를 여행하다 눈에 띄는 작은 오름을 오르는 것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장한 제주의 화려한 모습이 어느 순간 실증 나신다면, 화장기 없는 제주의 속살을 간직한 오름에 올라 보는 것은 어떨까요?


 대중교통을 통해 용눈이 오름을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버스정류장이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결국 택시나 렌트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요, 기존 관광지와 거리가 있는 용눈이 오름만을 찾기 위해 택시를 타는 것은 경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렌트카를 이용한 여행자나 올레길 여행자들에게만 이 오름을 추천합니다.   

용눈이오름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28
설명 마치 용이 누워있는 형체라는 데서 연유하여 용눈이오름이라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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