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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Project Nim, 수화를 배운 침팬지, "그는" 과연 행복했을까? 본문

문화이야기/영화이야기

[다큐] Project Nim, 수화를 배운 침팬지, "그는" 과연 행복했을까?

바람다당 2012.08.13 21:00

 

 

"1973년 11월, 오클라호마의 연구소에서 아기 침팬지가 태어났다."

 

 이 다큐 영화는 위의 문구를 읽어 내려가는 성우의 담담한 목소리로 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1973년 11월 오클라호마의 연구실에서 태어난 한 아기 침팬지에 관한 실제 이야기를 기록한 것입니다.

 

 

 

Project Nim

 

 이 아기 침팬지가 님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언어학자 노암촘스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의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노암촘스키는 "언어는 인간만의 타고난 능력이며, 아무리 지능이 발달한 동물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가장 원시적 형태의 언어조차 사용할 수 없다."고 했는데, 콜롬비아 대학의 허버트(Herbert S. Terrace.) 박사는 이런 그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그의 이름 "노암 촘스키"를 비꼬아 침팬지에게 "님 침스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침팬지들의 언어 이해 매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합니다.[각주:1]

 

 

 ©2011 - Roadhouse Productions

 

 허버트 박사팀은 아기 침팬지 "님"을 어미에게서 강제로 분리하여, 한 연구자의 집에서 "인간의 아이"처럼 기르기로 합니다. 그리고 "님"에게 여러가지 수화를 가르치기 시작하는데, "님"은 놀라운 속도로 수화를 익혀가며 사람들과 동화되기 시작합니다.

 

  ©2011 - Roadhouse Productions

 

 이렇게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된 "님"은 인간의 아이처럼 장난을 치며 놀기도 하고, 애완동물인 고양이에게 지극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여성 연구자를 엄마처럼 여기며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때로는 이에 대한 집착으로 여성 연구자의 남편을 공격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님"은 그 성장과정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동물이 아닌 인간의 아이로 자라나게 됩니다. 

 

 

©2011 - Roadhouse Productions

 

 하지만, 인간으로 교육을 받고 자라던 님은, 어느 순간부터 본연의 야생성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공격성을 보이기도 하고 여성연구자의 얼굴을 살점째 물어뜯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비록 침팬지 "님"은 이러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미안하다는 수화를 하곤 했지만, 성인 남성조차 "님"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연구진은 결국 연구를 포기하고 "님"을 돌려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껏 침팬지의 언어이해 매커니즘에 대한 연구기록처럼 보였던 영화는, 침팬지 "님"의 불행한 삶에 대한 기록 영화로 변모되게 됩니다.

 

 

©2011 - Roadhouse Productions

 

 

  그렇게 버려진 "님"은 그가 처음 태어난 연구소의 철제 우리 속에 감금이 됩니다. 평생을 사람들과 동거하며 다른 침팬지는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던 "님"에게 침팬지라는 존재는 분명 충격과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 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연구팀은 "님"에 대한 배려없이 "님"을 다른 침팬지들 사이에 방치시켜 둡니다. 

 

 수화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줄 알고, 인간의 옷을 입으며, 사람처럼 화장실 변기를 사용하던 "님"이, 하루 아침에 전기봉을 든 조련사들에 의해 통제되는 우리 속 "짐승"이 된 것입니다. 

 

 

©2011 - Roadhouse Productions

 

  이처럼 인간의 이기심은 "님"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어느 날, 연구책임자 "허버트"박사는 갑자기 기자와 카메라를 대동한 채 님을 찾아옵니다. "허버트" 박사를 1년만에 만난 "님"은 여전히 그를 기억하며 극심한 반가움을 표시합니다. 드디어 자신을 기억하고 찾아온 박사를 통해 이전의 인간다운(?)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착각을 한 것 이지요.

 

  하지만, 촬영이 끝나 용무를 마친 "허버트" 박사는 그 이후 단 한번도 "님"을 찾아오지 않습니다. "님"은 믿었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배신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2011 - Roadhouse Productions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님"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한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연구소에서 침팬지들을 관리하던 "밥"이라는 조련사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님"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그리고 님과 소통하기 위해 수화를 배우게 되지요. 과학적 연구를 위해 수 많은 수화를 배우고 익혀야 했던 님이 가장 좋아했던 수화는 "놀다"라는 수화였는데, "밥"은 연구의 목적이 아닌 순수한 목적으로 "님"과 교감하기 시작합니다. 야외를 뛰어다니며 뒹굴기도 하고, 나무에 달린 열매를 따먹거나 심지어 대마초를 함께 하면서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님"이 생활하던 사회학 연구소는 곧 재정적 한계에 봉착하게 되고, "님"과 다른 침팬지들은 뉴욕 의과대 소속의 생체실험 연구소로 팔려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밥"과 동물애호가들은 "님"을 구하기 위해 수 많은 탄원을 하지만 그러한 탄원들은 메아리 없는 탄식이 되어 사라져갔고, 새로운 형태의 동물학대라는 법리로 재판까지 시도했지만, 침팬지의 당사사 적격이 문제가 되어 재판은 시작조차 못한 체 님의 구명 운동은 실패하게 됩니다.

 

 

©2011 - Roadhouse Productions

 

 하지만, 이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의 성과로 결국 님은 동물보호운동가에게 구출(구입)되어 새로운 보호소에서 그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한편, 그렇게 생을 마감하기 전, 처음 "님"을 가르쳤던 여성 연구원과 그 가정에서 "님"과 함께 살았던 연구원의 딸이 "님"을 방문합니다. 아기 침팬지로서의 "님"만을 기억하던 여성연구원은 "님"이 여전히 자신을 반겨줄 것이라 착각한 채 우리로 들어가지만, 연구가 끝나고 자신을 버린 그들에 대한 상처와 분노를 간직한 "님"은 그 여성연구원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충분히 여성연구원을 죽일 만한 힘과 기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님은 곧 그녀를 끌고 다니는 것을 멈추고 그녀를 놓아준 채 우리 뒤편으로 사라집니다.

 

 

©2011 - Roadhouse Productions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를 보면서 "님"이 가장 인간적이라고 느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님"이 수화를 하며 대화를 하는 부분도 아니고, 인간처럼 용변을 보는 부분도 아닌, 자신을 버린 사람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고 그 분노를 삭히는 부분말입니다.

 

 개라면 자신을 버렸음에도 주인을 여전히 반갑게 맞이했을 것이고, 고양이라면 기억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님"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준 조련사 "밥"은 반갑게 맞이한 반면, 자신을 버린 연구원에게는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분노를 표시한 것입니다.

 

 과학연구라는 숭고한 목적아래, 어린 침팬지를 어미로 부터 분리시켜 연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연구가 끝난 뒤 자료를 폐기하 듯 한 생명을 유기시켜 버린 것은 끔찍한 학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11 - Roadhouse Productions

 

  다른 침팬지와는 달리 어린 시절, 인간과 같이 생활하며 좋은 음식을 먹고 수화라는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님"이 행복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행복을 판단하고 재단할 권리는 인간이 아닌 침팬지 "님" 스스로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람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의 주관대로 행복을 정의하여 타인에게 그 행복을 강요하는 철없는 모습이 우리에게는 또 얼마나 많은지요. 자신의 행복과 욕구를 위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이용하고 버리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안에 살고 있는 침팬지 "님"과 그 연구원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어린왕자의 한 대사를 떠올렸습니다.

 

" 하지만 너는 그것을 잊으면 안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야. 너는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

 

이 다큐 영화는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에서는 8월 19일까지, 씨네코드 선재에서는 8월 20일까지 상영이 됩니다.

   

 

 

 

 

  1. Chimpsky was given his name as a pun on Noam Chomsky, the foremost theorist of human language structure and generative grammar at the time, who held that humans were "wired" to develop language.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Nim_Chimpsky [본문으로]
14 Comments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2.08.14 15:06 신고 이 연구사례에 대해 읽은 기억이 납니다.. 수화의 수준이 높아 고차원적인 언어표현도 했다고 하더군요. 같은 침팬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물들이 인간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부분에서 마음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감정과 언어는 인간의 것이라 착각하고 있기에 망정이지 그들의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면 꽤 괴로울 것 같아요.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www.youlaw.co.kr BlogIcon 바람다당 2012.08.14 20:51 신고 @Shainneko 이전에도 유사한 침팬지 수화에 대한 연구가 있었고, 이후에도 관련 연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을 따라하는 정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직접 원하는 바에 대한 의사표현을 하는 부분이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세대를 거쳐 일정한 군집에 대한 수화 교육과 연구가 진행된다면 혹성탈출 못지 않은 놀라운 일들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datafile.tistory.com BlogIcon 신기한별 2012.08.14 18:14 신고 침팬지에 관한 이야기군요. 잘 보고 갑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www.youlaw.co.kr BlogIcon 바람다당 2012.08.14 20:51 신고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blogenjoy.com BlogIcon 블로그엔조이 2012.08.14 20:14 신고 보고 싶어지네요.. 잘보고가요.~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www.youlaw.co.kr BlogIcon 바람다당 2012.08.14 20:52 신고 관련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흥미롭더군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프로필사진 수달 2012.10.20 22:09 신고 알고 있는 바로는
    침팬지는 자폐증 환자처럼 자신의 것을 타존재와 나누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노보는 자신의 것을 타존재와 나눕니다. 사회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노보 집단에 침팬지를 혼자 넣어놓는 실험에서 침팬지는 보노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결국에 죽었습니다.
    보노보는 인간처럼 가식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듯 여겨집니다. 자기정당화 능력을 가진 듯 여겨집니다. 그리고
    늑대 소년, 소녀들을 통해 알아낸 것은 인간은 2세 전에 언어를 접해보지 못하면 그 후에는 언어 학습이 어려운 것을 알아냈습니다. 태어나서 2세 까지 언어를 관장하는 뇌부분이 성장을 마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사이에 언어를 경험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언어를 못배우는 인간은 인간이 아닙니까?
    말도 안되는 것들에 자부심을 억지로 만들어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난독증 환자들이 알려주는 바와 같이 언어 능력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무척 드문 존재입니다. 일상용어만 사용하며 마치 자신이 언어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여기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www.youlaw.co.kr BlogIcon 바람다당 2014.03.13 01:24 신고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Rec 2015.05.07 21:46 신고 일정부분은 동감입니다. 간단한 의사소통과 심도있는 대화에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Rec 2015.05.07 21:47 신고 일정부분은 동감입니다. 간단한 의사소통과 심도있는 대화에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Rec 2015.05.07 21:47 신고 일정부분은 동감입니다. 간단한 의사소통과 심도있는 대화에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 프로필사진 2013.05.10 10:52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www.youlaw.co.kr BlogIcon 바람다당 2014.03.13 01:23 신고 늦은 댓글 죄송하네요~ 여러사람과 함께 나누면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
  • 프로필사진 음.. 2017.06.10 02:29 신고 안녕하세요, 매우 공감가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중간에 예를 잘못 드신 부분이 있네요. '개라면 자신을 버렸어도 반기고 고양이는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쓰셨는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쓰신 것일까요? 동물보호소에서 오랜 시간 봉사하며, 함께 지내던 가족들에게 버림받아 상처입은 수많은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지켜봐온 저로서는 이 부분만큼은 동의하기 힘드네요.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파양이 되었거나 버려졌던 많은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님처럼 트라우마를 갖고있습니다. 또 다시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동물용 캐리어나 자동차에만 들어가면 거품을 물고 덜덜 떨거나 심하면 오줌을 싸버리기도 합니다. 간혹 버려지거나 학대받은 강아지들 중에서도, 그 트라우마와 배신감으로 인해 사람에게 적개심을 품은 아이들도 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경우 한 예로, 사정상 3개월 남짓 장기탁묘를 해주었던 지인의 고양이의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고양이는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 매우 우울해하며 한동안 밥을 먹기를 거부했었고, 매일 현관 앞에 나가 앉아 울어서 저는 그 소리에 잠을 설쳐야만 했습니다. 후에, 다시 지인의 집에 돌아가게 되어서도 하악질(고양이가 화가나거나 짜증날 때 하는 행동)을 하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해서, 한동안 제 지인이 고생을 했었지요. 다행히 지금은 예전처럼 아주 잘 지내고 있지만요. 이처럼 동물들은 모두 나름의 감정을 느끼며 각각의 방식으로 이를 표출합니다. 침팬지 '님'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또 이를 억제하는 부분이 사람과 같다고 느끼셨다는 부분을 강조하고자 별 의미없이 개와 고양이와 비교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쉽게 일반화는 하지 않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긴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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