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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아빠, 안녕히계세요" 블라디미르 예고르비치 마코프스키 본문

문화이야기/그림이야기

[그림] "아빠, 안녕히계세요" 블라디미르 예고르비치 마코프스키

바람다당 2012.08.16 06:00

 

 

 

 블라디미르 예고르비치 마코프스키, "아빠, 안녕히 계세요" Goodbye, Papa, 캔버스에 유채, 1894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속에 담겨진 삶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할 때가 있습니다. 비록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아 정치적인 메세지가 강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민중을 향한 질박한 시선만은 러시아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술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블라디미르 예고르비치 마코프스키(Vladimir Yegorovich Makovsky)의 "아빠, 안녕히 계세요"라는 이름의 작품입니다. 작품의 제목처럼, 이 그림은 결혼을 앞 둔 딸이 예복을 입고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입니다.

 

 

 

 하얀 결혼식 예복과 예쁜 꽃 머리띠를 하고 있는 딸이 한 손은 아버지의 손을 맞잡고, 다른 한 손은 아버지의 등을 살며시 감싸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차마 아버지를 보지 못합니다. 아버지의 눈을 보게되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서 그녀는 먼 곳의 어느 지점을 응시하며 소리없는 눈물을 삼키고만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의 여파와, 러일전쟁의 패배, 그리고 차르 독재로 인해 러시아 혁명의 발단이 된 "피의 일요일"사건이 벌어진 해가 1905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이 그려진 때가 1894년이니 이 시기 러시아 농노들과 노동자들은 궁핍하고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혼란의 시기에 늙은 아버지를 두고 떠나야 하는 딸의 심정이 어떨지, 저로서는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러시아처럼 광활한 대지를 가진 나라에서 그녀가 다시 아버지를 볼 수 있을 때는 과연 언제쯤이 될까요? 그런 상황 속에서 딸은 다가올 이별의 슬픔과 그리움을 속울음으로 참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상하게 딸을 위로하려합니다. 딸의 손을 두손으로 마주잡고 그녀의 눈을 바라봅니다. 혹여 결혼식을 앞둔 딸이 자기 자신 때문에 눈물을 흘릴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말입니다.

 

  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날 자기 자신 때문에 눈물로 결혼식을 망쳐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딸의 결혼생활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것입니다. 멀리 떠나게 되는 어린 딸에 대한 걱정, 결혼 후 남편을 잘 챙겨주라는 당부, 그리고 건강한 아이들을 낳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라는 축복의 말을 해주고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의 구체적인 배경과 사정을 우리가 그림 속에서 유추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작가는 이 작품의 제목을 "Goodbye, Papa"라고 지음으로써, 결혼식과 함께 아버지를 떠나보내야 하는 어린 딸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려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물과 예단으로 인해 우리의 결혼문화가 시끄럽습니다. 

  예물과 예단을 주고 받는 과정 속에 담겨진,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심정과 기도.

 우리 딸과 아들을 부디 예쁘게 보아달라는 그 마음은 사라지고, 부와 재력을 과시하는 허례허식만이 남게되었습니다. 

 

 그런 피폐한 우리의 결혼문화를 향해 이 그림은 작은 해답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딸의 두손을 마주잡은 아버지의 눈길을 통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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