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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영화이야기

[영화] 300 제국의 부활, 주인공 3인 3색 그리고 뒷 이야기

영화 300 제국의 부활

 

조미료와 인공색소로 범벅이 된 인스턴트 음식같은 영화 

 

 

 

 

 영화 300이 7년만에 부활했다고 해서 CGV 용산 IMAX관에서 이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CGV로 예매를 하면 항상 영화 포스터를 포토티켓으로 만들곤 하는데, 조만간 유료화가 된다니 아쉽네요. 이 포토티켓이 CGV를 이용하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한데 말입니다. 

 

 

  영화300 제국의 부활은 3D 효과를 위해 끊임 없이 허공을 떠다니는 부유물들을 CG로 그려냈고 난무하는 피와 짐승같은 배우들의 육감적인 몸매 그리고 과장된 색체와 효과음으로 도배를 한 영화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폭력과 피에 내성(?)이 된 분들이라면 IMAX 3D관에서 이 영화를 보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개인적인 평점

 영화의 오락성 : ★★★★☆ (화려한 볼거리들이 많으나 잔인하다. 화면에 먼지가 많이 떠다닌다.)

 영화의 작품성 : ★★☆☆☆ (영화의 자체의 수준은 떨어지나, 역사적 배경이 흥미롭다.)

 이란의 분노    : ★★★★★ X100 (역사 왜곡에 대한 이란의 분노 점수)

 

 

 

 굳이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인공 조미료와 MSG, 식용색소와 산화방지제로 범벅이 된 인스턴트 같은 음식이랄까?  하지만 가끔 조미료가 범벅이 된 맵고 단 패스트푸드가 먹고 싶을때가 있듯, 이 영화는 자극적인 맛을 갈구하는 팬들을 위한 맞춤 영화인 듯 합니다.

영화 300 제국의 부활

 

영화의 배경 - 제2차 그리스 페르시아 전쟁, 살라미스 해전

 

 

 

 전편 영화 300이 제 2차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의 서막인 테르모필레(뜨거운 문) 전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다면 이 영화는 살라미스 해전을 중심으로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을 그리고 있습니다.

 

 "This is sparta!" 라고 외치며 뇌까지 근육으로 가득찬 몸짱 사나이들이 죽어가는 스토리가 전편 영화 300이었다면, 그렇게 스파르타 인들이 죽어나갔던 이유와 배경을 조망하고 있는 작품이 이번 영화 300 제국의 부활편입니다.

 

마라톤 전투의 영웅 아테네 장군 테미스토클레스 - 설리반 스탭플런

 

 

 이번 영화의 그리스편 영웅이자 주인공은 아테네의 장군 테미스토클레스(Θεμιστοκλῆς, 기원전 524년~기원전 459년)입니다. 영화에서는 마라톤 전투에서 페르시아 왕 다리우스를 죽인 영웅으로 아테네의 장군까지 올랐다고 나오지만, 실제로 그는 아테네의 명문 가문 출생으로 집정관을 거쳐 살라미스 해전의 승리를 가져온 정치가이자 군인이었습니다.

 

 그의 명망에 비해 말로는 비참했는데요, 일부에서는 그의 뛰어난 능력을 시기해 축출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다른 관점에서는 부패와 배신으로 점철된 인물이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테미스토클레스역의 설리반 스탭플런(Sullivan Stapleton )은 영화로 그렇게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미드 스트라이크백의 주인공을 한 30대 후반 (77년생)의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배우입니다. 다수의 오스트레일리아 영화와 영국 영화, 그리고 미드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전작 영화 300에서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역을 한 제라드 버틀러보다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합니다. 

 

 

 

 

악마로 그려진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 로드리고 산토로

 

 

선왕(先王) 다리우스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과 그리스 정복의 야욕에 불타는, 그러나 관대한 신왕(神王) 크세르크세스역을 한 배우는 로드리고 산토로(Rodrigo Santoro Rodrigo Junqueira Reis dos Santos)로 브라질 출신의 젊은 배우입니다.

 

 그는 미드 로스트의 조연 파울로 역을 맡기도 했는데,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어 앞으로의 변신과 발전이 기대되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다만, 영화에서 신왕 크세르크세스는 주술을 통해 괴상한 힘을 얻은 악마적 존재로 묘사되는데,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영화의 갈등구조를 단순화 시켜 오히려 영화의 줄거리를 지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페르시아의 왕을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악마적 존재로 그렸다는 점 그리고 불사부대 임모탈을 괴상한 옷을 입은 미개인들로 그렸다는 점에 이란인들이 분노하고 있는데요, 페르시아는 악의 화신으로 그리스는 신의 자식들로 이분화한 모습 속에 자신들을 악의 축으로 보는 미국인들의 삐뚤어진 정서가 녹아들어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상 페르시아의 불사부대 임모탈은 가면을 쓴 악마부대가 아니라 창과 활 그리고 가벼운 차림에 화관을 쓴 정예부대였으며, 페르시아의 왕이 동원했던 군대도 그리스보다 적은 약 15,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뛰어난 장갑으로 무장하지도 않은 페르시아 군을 두려운 악마적 존재로 묘사한 이유는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더하고 승자의 역사만을 기억하는 서구적 시각의 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신의 한 수, 아르테미시아역의 에바 그린

 

 

 

이번 영화에서 신의 한 수로 꼽히는 인물이 바로 아르테미시아역의 에바그린입니다. 육감적인 몸매와 강렬한 눈빛,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여자로 묘사되는 그녀는 역사상 실존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그녀는 카리아 지방의 태수로 배 5척을 지휘한 지휘관에 불과했지만 해군력이 약한 페르시아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육군을 주력으로 하자는 전략적 주장을 했다는 점,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뛰어난 지휘능력을 보였다는 점, 그리고 패전 후 신속한 행동으로 결과적으로 왕을 구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바 그린 (Eva Green) 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을 눈여겨 볼 만한데요, 프랑스 연극배우 출신이던 그녀가 보여준 강렬한 카리스마와 눈빛 연기는 팬들의 뇌리에 깊이 남을 것 같습니다.

 

 

 실제 역사에서는 벌어지지 않았던 아테네 장군 테미스토클레스와의 생뚱맞지만 강렬한 잠자리 장면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평가 - 아드레날린과 페로몬 그리고 피범벅

 

 

 

 영화 300 제국의 부활은 보통 이상이지만 그러나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7.4점 내외의 평점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 자체의 오락성은 뛰어나지만, 스토리의 진행구조가 단순하고 너무 잔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잠시 뇌를 끄고 근육질 남자들의 페로몬 향연 혹은 집단 광기의 아드레날린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내용보다 자극적인 영상이 포인트인 영화이니 이왕이면 IMAX 3D로 볼 것을 추천합니다.

 

 

 p.s. 잔인한 장면이 많으니, 이왕이면 친구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