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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뭉크전, 영혼을 그린 화가 뭉크 본문

문화이야기/그림이야기

[전시] 뭉크전, 영혼을 그린 화가 뭉크

바람다당 2014. 7. 9. 07:00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화가 <뭉크>의 작품들을 전시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전시가 무엇보다 주목받고 있는 점은 그의 작품들이 단독전 형태로 대규모로 전시된 것이 국내에서는 처음이라는 점과 유화버전의 <절규>가 도난 당했다 회수된 이후 <절규> 시리즈의 해외 반출이 엄격히 금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판화 버전 <절규>의 해외 전시가 성사되었다는 점입니다.

 

뭉크전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가 작품 숫자만 늘려 놓은 보여주기식의 전시가 아니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는데, 그가 어둡고 슬픈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었던 과정, 그리고 그가 그려내고자 했던 인생에 대한 물음들은 어떻게 표현되었고 그의 작품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변해갔는지들을 조망할 수 있도록 각 섹션별로 전시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뭉크 절규

 

 

 무엇보다 뭉크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절규>입니다.

 

 다른 현대 작가들에 의해 수 많은 버전으로 오마주 되거나 패러디되며 재생산 되기도 한 <절규>는 뭉크 자신에 의해서도 여러버전의 <절규>로 제작되었는데,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유화버전의 <절규>는 최근의 도난 사건으로 인해 해외반출이 금지되어 이번 전시에는 석판화 버전의 <절규>가 대신 전시되었습니다.

 

뭉크 절규

 

"두 친구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햇살이 쏟아져내렸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핏빛처럼 붉어졌고 나는 한 줄기 우울을 느꼈다. 친구들은 저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나만이 공포에 떨며 홀로 서 있었다. 마치 강력하고 무한한 절규가 대자연을 가로질러가는 것 같았다."

 

소묘버전의 <절규>에 뭉크가 직접 남긴 글 

 

 이처럼 뭉크는 평범산책길에서도 공포와 우울을 느낄 정도로 한 평생 죽음에 대한 공포과 공황발작이라는 정신병의 강박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병실에서의 죽음

Death in the Sickroom, 1895, Oil on canvas ⓒ The Munch Museum 

 

 뭉크가 가졌던 공포와 발작의 원인은 위 그림 <병실에서의 죽음>에서 옅 볼 수 있는데, 뭉크는 어린시절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어머니처럼 그를 챙겨주었던 누이의 죽음 그리고 누이동생의 정신병과 아버지의 광기 속에서 유년기의 대부분을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다고 합니다.

 

“질병과 광기, 그리고 죽음은 내 요람 위를 맴도는 악령이었다.”  - 뭉크

 

 이처럼 뭉크는 어린시절부터 가족의 죽음와 정신병을 지켜보면서 죽음과 공포,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려야만 했고 그 감정들은 곧 화폭으로 옮겨지기 시작했습니다.  

 

병든 아이

the Sick Child, 1856, 병든아이 ⓒ The Munch Museum

 

 이 그림은 이번 뭉크전에도 전시된 <병든 아이>라는 작품으로 병으로 죽은 그의 누이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하는 작품입니다. 죽어가는 아이를 붙들고 간절히 기도하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지긋이 바라보는 아이의 힘없는 시선 속에는 많은 표현을 하지 않았음에도 묵직한 감정 덩어리가 남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이나 뜨개질하는 여인이 있는 실내 정경을 그려서는 안 된다. 숨을 쉬고 느끼며 아파하고 사랑하는 살아있는 존재를 그려야 한다.”  뭉크

 

 이 그림은 어두운 색채와 분위기로 평론가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그는 이 작품을 그의 작품들 중 가장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여성에 대한 두려움과 갈망 - 성녀와 악녀가 공존하는 여성상

 

 

뭉크 여자

여자 ⓒ The Munch Museum

 

 뭉크의 작품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여성에 대한 표현에서 옅볼 수 있는데, 상징주의에 천착하기도 했던 그는 여성을 성녀 또는 팜므파탈의 악녀이미지로 그리곤 했습니다. 위 그림 <여자>를 살펴보면 순결하고 청순한 순백의 옷을 걸친 여자와 옷을 벗고 관능적인 웃음으로 관람객을 유혹하는 여자 그리고 어두운 옷을 입고 창백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여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자의 이중성을 바라보는 뭉크의 시선이기도 했고, 과거에서 미래를 관통하는 여성의 삶을 상징화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마돈나, 1895~1902, ⓒ The Munch Museum

 

 위 마돈나 또한 성녀 "마리아"를 황홀경의 빠진 팜므파탈로 차용해 그린 장면인데, 왼쪽 아래 태아 (뭉크 자신을 표현했다는 해석도 있음)와 화폭 주변을 감싸고 도는 정자의 그림을 통해 성애의 절정과 인간의 탄생 그리고 죽음을 그려내고 잇습니다.

 

 그가 여성을 주로 악녀 이미지로 그려낸 이유는 그의 연인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강한데, 그의 첫번째 여자친구는 순정파였던 뭉크와는 달리 자유연애주의자로 프리섹스를 주장했다고 합니다. 이는 뭉크에게 매우 충격인 모습이었으며, 이러한 경험은 여성을 욕정에 사로잡힌 악녀의 이미지로 바라보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한편, 그의 두번째 여자친구는 그에 대한 집착이 심했는데 결국 이별을 고한 뭉크에게 자살하겠다며 권총으로 위협을 했고, 뭉크는 그녀의 자살을 막으려다 손가락을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실패한 연애 때문에 뭉크는 여성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고 그러한 이유로 많은 작품에서 여성의 이미지를 무섭고 관능적인 팜므파탈로 그려내게 된 것입니다. 


 

뱀파이어, 1916~1918, ⓒ The Munch Museum

 

 한편 뭉크의 <뱀파이어>는 1893년 베를린에서 전시되었던 첫 번째 버전은 “사랑과 고통”으로, 1918년 크리스티아니아에서 열린 “생의 프리즈”전시에서는  “남자의 목에 키스하는 여자”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이후 <뱀파이어>로 대중에 인식된 작품인데, 개인적으로는 <뱀파이어>로 해석하기 보다는 그의 초기 작품과 마찬가지로 "사랑의 고통을 겪고 있는 연인"으로 보는게 더 좋아보입니다.

 

 저에게는 피를 빨고 있는 <뱀파이어>가 아니라 오히려 슬픔에 잠긴 남자를 위로하며 같이 울고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울고 있는 누드ⓒ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Weeping nude, 1913~1914, ⓒ The Munch Museum

 

 그 이유는 뭉크의 누드 작품 중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 이 작품 <울고있는 누드>에서도 볼 수 있듯, 위 <뱀파이어>속의 여인과 슬픔에 잠긴 이 여인의 모습이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연작 중 <뱀파이어>에 관한 유사한 작품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러한 작품 대신 슬픔에 잠긴 여성을 그린 작품이 많은 것으로 보아 <뱀파이어>라는 지칭은 다소 부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대중적인 호기심과 상업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뱀파이어>라는 해석보다는 사랑에 빠졌던 한 연인이 겪고 있는 슬픔과 위안을 그렸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마음에 듭니다.

 

고리버들 의자 옆의 모델ⓒ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고리버들 의자 옆의 모델,1919~1921, ⓒ The Munch Museum

 

"레오나르도의 드로잉에서 인체 해부가 중요하게 논의되듯이 여기서는 영혼의 해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영혼의 움직임.. 내가 해야 할 일은 영혼을 연구하는 일, 즉 나 자신을 연구하는 일이다. 나 자신은 영혼의 해부에 사용되는 표본이다. "  - 뭉크

 

 개인적으로 이번 뭉크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 중 하나는 위의 <고리버들 의자 옆의 모델>이라는 작품입니다. 그는 여성 누드 모델을 묘사한 작품들을 많이 그려내기도 했는데, <고리 버들 의자 옆의 모델>속에 표현된 여성의 모습 속에는 이 여성이 가진 짙고 깊은 슬픔까지 담겨져 있는 듯 했습니다.

 

  이처럼 세밀한 묘사를 한 것이 아니고 그저 두꺼운 붓으로 거칠게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영혼까지 그려낸 뭉크의 능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다른 뭉크의 이야기 

 

 

별이 빛나는 밤

 Starry night,1922~1924, ⓒ The Munch Museum

 

하지만, 뭉크의 그림이 모두 슬프고 어두운 것만은 아닙니다.

 

반고흐의 동명 작품 이름으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뭉크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에는 눈이 소복히 내린 베란다에서 별 빛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그림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눈이 내린 언덕 너머 마을에서 건너오는 따뜻한 불 빛과 별 빛을 위시한 하늘의 다채로운 빛깔은 어둡고 슬픈 그림만 그렸을 것이라는 뭉크에 대한 편견에 작은 경고를 주는 작품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뭉크의 작품은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입니다. 이 작품을 제 명함 뒤에 쓸 정도로 좋아하죠. `절규`란 그림으로 유명한 뭉크가 이런 따뜻한 그림을 그렸다는 걸 아는 분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테인 올라브 헨릭센 뭉크미술관장

 

뭉크 태양

태양, 1910~1913, ⓒ The Munch Museum

 

 <영혼의 시>라는 기획 제목처럼 뭉크의 인생에 비추어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속삼임처럼 들려오곤 합니다.

 

  이번 뭉크전을 통해 그가 겪어야 했던 외로움과 절망, 사랑과 배신 그리고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생의 의지등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왜 인간의 영혼을 시처럼 그려낼 수 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예술의 전당 뭉크전

 

이번 <영혼의 시 - 뭉크전>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10월 초까지 이어집니다.

 

 

 

<영혼의 시 - 뭉크전>

 

기간 : 2014.07.03(목)~2014.10.12(일)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요금 : 성인(만19세-64세) 15,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12,000원

         어린이 (36개월이상-만12세)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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