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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이야기/리뷰이야기

[만년필 리뷰] 아날로그한 만년필의 감성, 펠리칸 소버린 M600

 

 

 독일 필기구 명가인 펠리칸 사를 대표하는 만년필 시리즈로 소버린 시리즈가 있는데요, 그 소버린 시리즈는 m400, m600, m800, m1000으로 이어지며 각각의 파생 모델과 수집가들을 위한 특별한 기념 모델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독일과 프랑스 미국과 일본, 심지어 중국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종류의 만년필이 생산되고 있지만, 펠리칸 사의 만년필은 조류독감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펠리칸 만년필을 사랑하는 매니아층이 존재하며, 그들로부터 고시용 만년필, 필기머신 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실사용에 편리한 만년필 브랜드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그동안 pelikan m200만을 사용하여 왔는데 이번에 펠리칸 소버린 m600을 구매하면서 구매 후 2주간 사용한 느낌을 짧은 리뷰로 정리해서 남겨보려 합니다.

 

 

2014/07/20 - [일상이야기/일상이야기] - 만년필 입문자를 위한 만년필, 펠리칸 M200 사용기

 

 

 

 만년필을 오래 사용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서브 만년필이나 백업 만년필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새로운 만년필을 구매하기 위해 리서치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이전에 사용하던 만년필보다 좋은 만년필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기존에 사용하던 모델이 펠리칸 브랜드의 입문용 만년필인 m200이었기에 이왕이면 상위모델인 m400이나 혹은 전혀 다른 감성의 라미 2000을 구매할까 고민을 하며 라쿠텐과 독일 이베이등의 해외 쇼핑몰 등을 검색했었는데, 마침 진행중이던 국내 쇼핑몰의 할인 이벤트를 통해 펠리칸 소버린 m600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펠리칸 만년필은 따로 선물포장을 요청하지 않아도 리본으로 장식된 하얀 파우치에 제품이 담겨져 발송이 됩니다. 다만 저는 판매자에게 제품 발송 전 닙과 제품 품질의 검수를 요청했기 때문에 판매자가 먼저 제품을 개봉하고 다시 포장한 제품을 수령하였습니다.

 

 펠리칸 만년필의 색상은 그린 스트라이프와 레드, 블랙이 있고 그 외 화이트와 핑크색 제품도 출시되고 있지만, 저는 펠리칸 만년필의 상징인 그린 스트라이프 제품을 구매하였습니다.

 

 

 펠리칸 소버린 m600이 하위 버전과 본격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은 m400까지는 닙이 스테인레스로 제작되는 것에 비해 m600부터는 닙이 14k 골드로 제작된다는 점입니다. 닙의 소재가 금이 되면 부식이 억제되고 성질이 물러서 글을 쓸때 약간의 탄성이 느껴지게 되는데 이를 낭창거린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품의 크기가 m200이나 m400보다 조금 더 커서 성인 남성의 손크기를 가진 사람이 별로도 캡을 씌우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제품을 쥐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 외 몸통 전체에 잉크가 저장되는 피스톤 필러 방식은 다른 펠리칸 M형 시리즈와 동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에 사용하던 m200이 스틸닙에 ef촉이었던 반면 이번에 구매한 m600은 금닙에 f촉이라는 점에서 필감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잉크의 유동량이 풍부하고 닙이 부드러워서 m200에 비해 글씨가 가볍고 부드럽게 써지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마침 기존에 사용하던 잉크가 다 떨어져 펠리칸 4001 블루 블랙 잉크도 구매하게 되었는데요, 4001 블랙 잉크와는 달리 농담이 느껴질 정도로 잉크의 발색이 부족해서 개인적으로는 블루 블랙 잉크는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Pelikan m200 ef촉 4001 블랙 잉크과

새롭게 구매한 Pelikan m600 f촉 4001 블루 블랙 잉크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M600 f 촉이 다소 굵고 부드러우며 낭창하게 써진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M200 EF촉은 탄탄하고 샤프하게 써지네요. 개인적으로 m600의 F촉의 굵기에 만족하지만 자간이 좁은 노트에 글을 써야 한다면 EF촉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만년필의 캡에는 펠리칸 만년필의 상징 펠리칸 모자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예전 펠리칸 제품에는 아기 펠리칸이 여러마리였는데, 요즘 제품에는 어미 펠리칸과 아기 펠리칸 각 한 마리씩만 새겨져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줄어든 펠리칸 수는 페리칸 공방을 떠난 수작업 장인들의 숫자를 의미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하는데요, 심미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어미 펠리칸과 아기 펠리칸이 한 마리씩만 있는 지금의 로고가 더 좋아보입니다.

 

 또한 서양에서는 펠리칸은 먹이가 부족하면 어미 펠리칸이 자신의 가슴을 쪼아 그 피를 자식에게 먹인다는 속설이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고도 하는데요, 펠리칸이 가슴을 쪼아서 그 피를 먹인다는 이야기는 떠도는 속설로 보여집니다.

 

 참고로 왼쪽 금장이 m600 오른쪽이 m400이고 이와 별도로 m405, m605처럼 모델명 뒤에 5가 붙으면 금장이 아닌 은장으로 장식된 모델입니다.

 

 

 

펠리칸 m600을 2주간 써보면서 느낀 점은 상당히 부드럽고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한 만년필이라는 느낌입니다. 필기량이 많은데도 잉크를 보충하지 않고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캡을 꽂아도 밸런스가 좋아서 필기시 손이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첫 인상은 투박했지만 투톤닙의 절제된 화려함이나 클래식한 디자인이 주는 우아한 매력도 빼놓을 수 없네요. 개인적으로는 f촉의 닙이 다소 굵다는 느낌이 있지만, 글씨체가 큰 편이라 시원시원하고 부드럽게 써지는 f촉이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m600을 들여온 이후로는 주력 필기구가 m200 ef촉 대신 m600 f촉이 되었습니다.

 

 다만 만년필을 처음 구매하는 분들은 가급적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보는 것이 좋으니 서울의 교보문고나 다른 만년필 매장에서 만년필의 필기감을 확인해 본 후 구매하실 것을 추천합니다.